북-미 핵문제와 평화통일

1990년대 한반도에는 북-미 핵문제로 긴장이 감돌았고, 이에 이어 2002년 10월  켈리 미대통령특사가 북한을
방문한 이후 또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북-미간에 핵을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며,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해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 있는 자세라 할 것이다.
  그럼 북-미 핵문제가 어떻게 진행되어왔으며, 거기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내포되어 있는지를 1990년대의 핵 위기와 2002 3년 현재의 핵 위기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자.

Ⅰ. 1990년대 북-미 핵문제와 제네바 합의

1. 2001년까지의 북-미 핵문제 전개과정

1975년  9월      : 북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가입
1985년 12월 12일 : 북,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1991년 12월 31일 : 남북,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 서명
1992년  1월 30일 : 북, IAEA와 핵안전조치협정 서명
1993년  3월 15일 : 북, IAEA 영변 미신고시설 특별사찰거부
1993년  3월 12일 : 북, NPT 탈퇴선언
1993년  6월 11일 : 북미, 뉴욕 1차 고위급회담, NPT탈퇴유보
1994년  5월 24일 : 북, 영변 5MWe원자로 사용후 핵연료봉 인출
1994년 10월 21일 : 북미, 제네바기본합의문 체결, 핵동결 선언(11.1)
1995년  3월      :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설립
1995년 12월      : KEDO와 북한간에 경수로공급협정 체결
1997년  7월      : 경수로공사 착공(함경남도 금호지구)
1999년 12월 15일 : KEDO와 한국수출입은행간 융자계약
2000년  1월 31일 : KEDO와 일본 국제협력은행간 융자계약
2000년 10월 21일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 사이의 공동커뮤니케(조명록 특사의 워싱턴 방문)
2000년 11월      :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북한방문
2001년  9월 3일  : 본공사 착공
2001년 12월     : 경수로 1호기 굴착공사 31.2%, 2호기 25.4%, 종합공정은 16.1% 진척을 보임

2. 1990년대 북-미 핵문제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1994년 한반도는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한 채 전쟁 발발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갔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이었다. 북한은 1984년 소련으로부터 핵발전소 건설지원 약속을 받음으로써 소련의 권고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고 그 결과 핵 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의무를 갖게 되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의혹은 1989년 언론에 보도가 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나 당분간 본격적인 국제문제는 되지 않았다. 1991년 소련에서 군부쿠데타 시도로 정권이 옐친에게 넘어가고 소련이 붕괴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해외 미군의 육상, 해상기지에서 발사되는 전술핵무기의 제거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상응하는 소련의 핵무기 감축조치를 유도해내기 위해서였다. 이같은 세계 군사전략 추진의 맥락에서 부시행정부는 한국에 있는 핵무기의 철수도 발표했고 1991년 12월 노태우 대통령은 핵무기의 철수를 공식적으로 시인했다.

  한국으로부터의 핵무기 철수 조치는 남북한관계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1991년 10월의 총리급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그 결과 12월에는 남북한 화해,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해 분위기는 1993년 초부터 급변하기 시작했다. 2월 26일 IAEA는 북한의 2개 핵 의혹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수용을 요구했으나 이에 대해 북한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IAEA의 이러한 핵시설 의혹 제기에 대해 북한과 미국은 다음과 같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북한의 입장>

"에너지난 극복을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짓는다"
북한은 90년대 이전 냉전시대 중국과 소련으로부터 석유를 상대적으로 싸게(또는 물물교환 등의 형태로) 수입하여 사용해왔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동구 사회주의와 구소련의 붕괴, 그리고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이것이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이들 나라가 국제화폐(달러)로 석유 대금을 결재할 것을 요구하면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이전부터 시행하던 에너지 석탄화 작업과 더불어 수력발전소 건설(예: 소규모 수력발전소 등), 목탄 사용 등을 통하여 에너지난을 해결하면서, 북한에 무진장 매장되어 있는 양질의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게 된다. 그리하여 영변을 비롯한 여러 곳에 핵발전소를 건설하게 된다.


 <미국의 입장>

"북한의 원자력 발전소는 핵무기 개발용이다"
미국은 북한이 IAEA(1974년), NPT(1985년) 회원국이기는 하지만 북의 핵발전소를 순수하게 핵 발전을 위한 시설이라고 믿을 수가 없으며, 핵무기 개발을 위한 시도로 간주하고 핵무기 통제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한에 압력을 넣게 된다. 미국은 1993년 초반 핵무기 제조공장으로 의심된다는 영변 핵 시설의 인공위성 사진을 공개하고, 특별핵사찰을 요구하였으며, IAEA와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대북 제재 위협을 하였으며, 팀스피리트 훈련을 재개하고,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등으로 북한을 압박하였다.
  이렇게 양측이 다른 입장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한반도의 위기는 점차 고조되었다. 1994년 5월 중순 게리 럭(Gary Luck)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위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갔다. 18일에는 미국 국방부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의 문제를 놓고 최고지휘관들의 회의가 열렸고 20일에는 클린턴 대통령 주재 하에 백악관에서 안보회의가 열렸다. 다행히도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카터 전미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서 결국 타협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남북한 정상회담이 약속되었고 그 후에 베를린에서 북·미간에 회의가 진행되어 미국은 북한에 경수로 2기를 지어주고 중유를 매년 50만 톤씩 지원하는 한편 북한은 핵 개발을 동결하는 제네바합의로 핵 위기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3. 제네바 합의의 내용과 제네바 합의의 이행 과정

 3-1. 제네바 합의는 어떤 내용인가?

90년대 초반 한반도 전쟁 위기를 넘기게 하고 이후에도 북한과 미국의 대결에서 최소한의 안전판으로 기능해 온 제네바 합의는 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북과 미국은 서로 상대방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하였다고 하면서도 이 조약의 일방적 파기를 선언하지 않고 10년 가까이 이 틀 안에서 위태롭지만 한반도의 평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크게 네 개의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합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조 : 북은 핵시설을 동결하고 미국은 2003년까지 경수로 발전소를 북에 지어준다. 그 때까지 미국은 북에 연간 50만 톤의 중유를 공급하며 양쪽은 전문가 쌍무협상을 갖는다.
2조 : 양측은 정치적, 경제적 관계의 완전 정상화를 위하여 통신, 금융거래를 포함한 무역 및 투자제한을 완화하고, 쌍방의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며, 대사급으로까지 격상시켜 나간다.
3조 :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여, 미국은 북한에 핵무기 불위협 또는 불사용에 관한 공식보장을 제공하며 북은 비핵화공동선언을 일관성있게 취하며 남북대화에 착수한다.
4조 : 핵확산금지조약 체제의 강화를 위하여 북은 NPT에 잔류하고 IAEA의 핵사찰을 재개하며, 경수로 사업의 상당부분이 완료되고 주요 핵심부품이 인도되기 이전에 IAEA의 안전조치협정을 완전히 이행한다. 

  이 협약에 따라 북은 영변의 핵시설을 동결하고 태천과 영변의 핵발전소 건설을 중지하였으며 KEDO(한반도 에너지 개발기구)가 만들어지고, 미국은 중유를 공급하고 북미 대화가 재개되었다. 그러다가 부시정부 출범 이후 북·미 관계가 경색되고 현재에 이르러 제네바핵합의는 파국의 위기를 맞고 말았다.
  먼저 이 제네바 합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먼저 제네바합의는 쌍무관계 속에서 나온 '합의'에 불과하며, 합의의 이행을 강제하고 보증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장치가 결여되어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느 한 쪽이 합의를 파기하면 효력이 상실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내용상으로는 북한의 '과거 핵'과 모든 핵 관련활동에 대한 검증의 문제를 '경수로핵심부품 인도이전'으로 미룸으로써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94년 이후 제네바합의에 따른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은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핵공격 훈련을 독자적으로 하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고, 부시정권은 출범이후 북한에 대한 공격위협을 계속해 왔다. 최근 논란이 된 '북한의 핵개발 계획'도 만약 계획이 그동안 진척되어 왔다면 모두 제네바 합의를 뒤흔드는 사건들에 다름 아니다.
  뿐만 아니라 제네바 합의는 한반도의 정전체제, 냉전적 대립관계가 상호간의 군사력경쟁 및 최신무기 및 대량살상무기개발을 불어오고 있다는 사실이 북한 핵문제를 둘러 싼 갈등의 가장 본질적 요소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에서 핵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미사일 문제, 생화학무기 문제 등 다른 쟁점을 통해 한반도에서 유사한 갈등이 재발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북한과 미국이 합의의 주체가 되고, 실질적 당사자에 해당되는 남한이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심각한 '협상주체'의 문제도 등장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네바 합의는 한반도 평화정착에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즉 북한에게는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또 소극적인 의미에서나마 미국으로부터의 '체제안전보장'이라는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이를 바탕으로 남한과 적극적인 교류를 모색하고, 국제무대에 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에게는 북한의 핵동결을 통해 미국주도의 NPT체제를 유지하고, 국제적으로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성과를 주었다. 그런 점에서 냉전적 대립과 전쟁위기에서 벗어나 한반도의 미래를 새롭게 구축하는 중요한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2003년 현재, 제네바 합의는 어느 쪽도 파기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파경에 접어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현재 제네바 합의를 어느 쪽이 어겼는지에 대해 양측은 첨예하게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이 문제를 규정하는 것은 지금의 북·미 핵문제를 규명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3-2. 제네바 합의는 누가 어겼나? 

<미국의 입장> 

미국은 제네바 합의를 부시가 어긴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네바 합의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경수로를 지원하고 중유공급을 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그것을 북한이 끊임없이 어겼다는 것이다. 즉 북한은 이번에 핵 개발 사실이 드러남을 통해 남북한 비핵화선언을 비롯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맺은 협정, 그리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제네바 기본합의서 등 모든 협정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부시는 2002년 1월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는데, 그 이전에 북한이 핵개발을 하다 드러난 사실만 보더라도 굉장히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카자흐스탄에서 94년이후 2002년도까지 핵폭탄장비 및 제조물질을 대량으로 구입한 사실이 있는데,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핵물질 도입대가로 1차로 15만달러를 전해주었고, 2차로 15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한다. 더욱이 2001년도에만 농축우라늄을 32kg이나 반입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평양시 동북쪽 백족산 지하에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전혀 받지 않는 비밀지하 원자력발전소가 20년째 가동하고 있어 그 동안 쌓아놓은 사용 후 핵연료에서 추출할 수 있는 플루토늄의 양이 막대할 것이라 추측된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은 스커트 미사일을 파키스탄에 수출하면서 파키스탄의 핵기술과 핵제조 물질을 도입했으며, 핵관련 기술문서 80여건을 입수했다고 한다. 따라서 지난 10월 3일 미국 켈리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하여 농축우라늄사업 중지를 요청했는데, 이 때 북한은 오리발을 내밀다가 결국 우라늄 핵개발 계획을 시인하게 된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미국은 제네바 합의를 어긴 것은 바로 북한임을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입장> 

북한은 핵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에 대해 일관되게 "미국이 먼저 제네바 합의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25일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핵 선제공격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2003년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경수로 건설은 고사하고 8년이 지나도록 '땅구뎅이'만 파놓았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기본합의문의 4개 조항 중에 미국이 준수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제네바합의에서 약속한 대로 영변 핵 연료봉 봉인 작업을 100% 완료했고 이는 IAEA나 미국 정부가 이미 인정한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은 영변 핵 원자로 봉인의 대가로 지어주기로 약속한 경수로 2기를 짓지 않았다. 2002년 7월 8일 경수로공사 타설식을 갖고 이제 막 본 공사를 시작한 상태로 공사진척도는 2003년 3월 초 현재 30%이다. 쌍방 동시행동 원칙인 제네바합의를 놓고 볼 때 북한과 미국의 약속 이행정도는 100%대 30%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자국 원자력발전시설을 고철로 만들어 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미국의 약속 불이행의 책임을 엄중히 물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반면 미국은 그 책임을 모면할 길이 없는 것이다. 북측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에 대해 경수로 공사 지연에 따른 전력손실 보상 요구를 강하게 제기해온 터였다.
  또한 미국 부시행정부는 2001년 출범 직후부터 한반도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제네바합의에 체제하의 북-미관계를 미국 우위의 새로운 관계로 바꾸려했다. 최근 논의되는 화력발전소 대체 건설론은 제네바합의 타결 직후부터 공화당 핵심 세력들이 거론해왔던 것이다. 2001년 부시행정부 출범 직후에도 '제네바합의 수정론' '화력발전소 대체 건설론'이 계속 유포됐음은 물론이다. 결국 미국은 약속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길은 이 합의를 북한이 먼저 위반하거나 파기를 선언하는 길뿐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Ⅱ. 2002 3년 북-미 핵문제의 본질

1. 2002 3년 북-미 핵문제 전개과정
① 2002년 10월 17일 : 북한을 방북한 제임스켈리 미특사가 '핵개발계획'시인 발표
② 2002년 10월 25일 : 북, '선핵개발계획포기' 거부, 불가침조약제의(북외무성 대변인 담화)
③ 2002년 11월 15일 :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12월부터 대북 중유지원 중단결정
④ 2002년 12월 12일 : 북, '핵동결 해제' 선언. IAEA에 봉인과 감시카메라 등을 제거해줄 것을 요구
⑤ 2002년 12월 15일 : 북, "전력생산을 위한 핵시설 가동과 건설의 재개조치는 남조선에 그 어떤 위협으로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북 조평통 대변인담화)
⑥ 2002년 12월 21일 : 북, 핵 동결해제조치는 미국이 떨들어대는 핵개발계획과 아무런 인연이 없다.
                                 자체의 힘과 기술로 자립적 핵시설을 건설하려는 것은 나라의 동력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
                                 이라고 밝힘(노동신문)
⑦ 2002년 12월 22일 : 북, 영변 핵시설 봉인제거, 감시카메라 무력화
⑧ 2002년 12월 31일 : 북, IAEA 사찰단원 추방
⑨ 2003년  1월  6일 : IAEA, 북한 영변 원전시설 봉인 및 감시장치의 원상회복과 사찰관 복귀등 필요한 안전조치의
                                이행을 북한 당국에 촉구하는 경고문 만장일치로 채택
⑩ 2003년  1월  9일 : 미, "북한 불가침 공식보장 용의" 밝힘
⑪ 2003년  1월 10일 : 북, NPT 탈퇴 재선언 

2.  왜 다시 북-미 핵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나?
2002년 10월 켈리 미 대통령특사의 방북 뒤 미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의 '핵무기개발계획 기인'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개발계획을 둘러싼 팽팽한 긴장이 한반도 전체를 예측할 수 없는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차관보가 '특사'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 3일부터
사흘간이었다. 이로부터 열흘이 지난 같은 달 16일 미국은 갑자기 "북한이 우라늄 농축방식의 핵무기 개발을 시인
했다"고 발표한 것이 사태의 시작이었다. 이때부터 미국은 "북한 핵 개발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
기구(IAEA) 안전협약, 한반도비핵화선언 및 제네바기본합의서를 모두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북한에 대한
'핵개발 포기'를 압박하기 시작했고 한달 뒤인 지난해 11월 14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압박해 12월 분
중유 공급을 중단시켰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하여금 두 차례 북 핵포기와 관련한 결의를 채택하게 했다.
북한은 이에 맞서 1월 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미국의 입장>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1990년대 말부터 대북 협력정책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끌어내려던 한미 당국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개발을 추진해 왔다는 주장을 전개하면서, 이번 북한의 핵개발은 한미 양국에 배신감으로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북한을 '앞으로 신뢰할 수 없는 국가'의 이미지로 굳히게 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17일 북한의 핵개발 사실을 발표하면서 "2001년 여름 부시 대통령은 우방과의 협의를 거쳐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대담한 접근방법을 마련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과 수출, 인접국에 대한 위협, 테러지원 및 북한 주민에 대한 비참한 대우 등 제반사항에 있어 그간의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꿀 경우 미국은 북한 주민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정치, 경제적 조치를 제안할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를 감안할 때 우리는 이 같은 접근방법을 추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힌 데는 바로 북한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이 잘 나타나 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은 북한이 인명과 재산을 대량 살상할 수 있는 핵개발을 갖고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방법을 선택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특히 9·11테러를 경험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핵을 갖고 대화를 하자는 북한의 태도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2001년 9·11 테러 이후 초국가적 위협에 대응해야 하며 대량살상 무기는 근절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이다. 나아가 미국 내에서는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불가피할 경우 핵을 사용하는 것까지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북한은 분명 '악의 축'이다. 그리고 국제 평화 질서를 위해 '악의 축'은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당연하다.


<북한의 입장>

미국은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대량으로 사들였다고 주장했지만 파키스탄의 페르베르 무샤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에 걸쳐 '사실 무근'임을 해명했다. 러시아를 위시한 주변국들은 켈리 방북 후 열흘 만에 국외 언론플레이를 통해 '북 핵 개발 시인'을 기정사실화하기 시작할 때부터 미국에 대한 증거 제시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어느 나라에게도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북한 측 주장이다.
  켈리 특사의 방북이후 수일간 침묵하던 북한은 10월 8일 "켈리 특사가 고압적이고 오만하게 나왔다"고 발표함으로써, 북미회담이 결렬되었음을 암시하였다. 이후 10월 25일 북한은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핵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였다. 첫째, 북한의 핵무기 제조는 아무런 근거 없는 미국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특히 "핵무기 개발을 중지하지 않으면 북·미 대화도 없고 특히 북·일 관계나 남북관계도 파국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는 켈리 특사의 발언에 대하여 오만무례한 태도라고 하였다. 둘째, "부시행정부가 우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핵 선제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명백히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서 북·미 공동성명과 북·미 기본합의문을 완전히 무료화 시킨 것"이라고 하였다. 셋째, "미국 대통령 특사에게 미국의 가중되는 핵압살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entitled to have)는 것을 명백히 말해주었다"고 하였다.
  북한 외무성 오성철 국장이 2003년 1월 17일 내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켈리가 우라늄농축에 의한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자 북측은 당연히 증거 제시를 요구했지만 켈리네들은 말로만 '위성 자료'를 언급할 뿐 위성사진 한 장도 내놓지 못했고 미국이 의심하는 핵무기 개발 장소가 어딘지 조차 명확히 짚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있지도 않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는 말이다.
  결국 북한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의도적으로 핵문제를 일으켰고, 이것은 북한을 위협하고 동북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다른 입장들>

 1) 미국의 일방주의
 이번 북한 핵 문제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미국의 대남 지배와 대북 적대를 두 축으로 하는 한반도 분할 지배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지적된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29일 국정연설을 통해 이라크와 이란 및 북한을 '무법정권'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의 심각한 위협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연합할 것이지만, 미국의 결정이 다른 나라들의 결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어떤 것이든 부시 자신은 미국인의 안보와 자유를 위해 '방어'할 것이라고 천명하였다. 여기서 '방어'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미국은 북미 '핵태세검토보고서'와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의 '방어'를 위해 핵선제 공격까지 입안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방어'는 핵선제 공격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서 이는 다른 나라의 반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독자적으로 선제공격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2002년 9월 17일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①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
②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억지(deterrence)뿐 아니라 선제공격(pre-emption)도 불사한다
③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의 협조를 받도록 최선을 다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단독행동도 주저 없이 할 수 있다
④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는 불량국가(rogue state)가 주된 표적이 된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과 함께 북한의 핵개발이 단지 (북한의) 고립과 경제적 침체만을 불러올 것'이라며 경제 제재와 봉쇄 의지를 천명하였다. 이미 북한이 '경제 제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천명은 북미 관계가 전면적인 대결로 치닫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 북한의 체제생존전략 
탈냉전 이후 세계는 미국중심의 패권구도로 진행되면서 1993 4년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 전쟁직전까지 간 상황에서 "북·미 제네바합의"로 한반도 위기는 봉합되었다. 그 뒤 클린턴 정부의 대북유화정책과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으로 2000년 6월 15일 정상회담과 2000년 10월 "북·미 공동커뮤니케"를 통한 화해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이처럼 북한은 21세기 들어와서 대미관계와 대유럽관계개선으로 대외적인 우호환경조성과 남북관계개선에 힘입어 2002년 들어 개혁개방의 폭과 깊이를 더해간다. 그러나 2001년 부시정부의 출범이후 이런 상황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즉 부시정부의 북한관련 정책이나 핵심인사들의 정치적인 성향으로 볼 때 북한 죽이기 및 '김정일 없는 북한' '무력사용 가능성 공언'에 의해 북한은 체제와 생존의 위협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체제 생존전략을 위해 핵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극심한 경제난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강산 프로젝트마저 지지부진하게 된 상황에서 도처에서 돈줄이 끊겼고 이를 미사일 기술 판매 등으로 보충하려다 미국에게 악의 축이라고 비난받은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90년대 이후 북한은 경제가 절반규모로 줄어들었고 이는 북한의 대외정책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도 휴전선 근접 이북에는 장사포 등 재래식 전력이 집중적으로 포진하고 있지만 기름이 없어 전투기를 띄우거나 탱크를 가동시키기 힘들 정도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미연합의 군사력에 비교해볼 때 북한의 이러한 재래식 전력의 상대적 약화 때문에 북한은 더욱 대량살상무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북한은 외교적으로 한ㆍ미ㆍ일 연합전선에 포위되어 고립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제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해왔다. 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으로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국제경제기구 가입에의 협조 및 경제지원, 그리고 북한의 안보 보장을 미국으로부터 확보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협상카드로 대량살상무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원하는 것처럼 대량살상무기를 일방적으로 포기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 것이다.


3.  북한은 왜 NPT를 탈퇴하였나?

북한의 NPT 탈퇴는 미국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이다. 미국은 NPT를 통하여 핵확산을 막아왔었는데 NPT탈퇴는 북이 이러한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것은 국제사회에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북은 "미국이 어떻게 하나 한사코 우리를 압살하려 하고 있고 국제원자력기구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의 도구로 도용되고 있다는 것이 다시금 명백해진 조건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 남아 나라의 안전과 민족의 존엄을 침해당할 수 없다."(2003. 1. 10.)고 한 탈퇴성명서에서도 보이듯 제네바 핵합의를 실질적으로 어긴 장본인인 미국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나 제재도 결정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해서만 결의안을 통하여 특별사찰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결정하는 NPT나 IAEA가 미국의 대변인으로 생각하여 탈퇴 결정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은 탈퇴성명서에서 "우리는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 탈퇴하지만 핵무기를 만들 의사는 없으며 현 단계에서 우리의 핵활동은 오직 전력생산을 비롯한 평화적 목적에 국한될 것이다.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시 압살 정책을 그만두고 핵위협을 걷어 치운다면 우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북미 사이에 별도의 검증을 통하여 증명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고 하였다.


4.  북한은 정말로 핵개발을 시인하였나?

최근 북미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시점은 켈리가 주장한 북의 핵개발 시인인데 과연 북은 핵개발을 하고 있으며, 이를 시인했을까?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핵개발을 추진했거나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정보국 부국장 존 맥로린은 2001년 4월 "북한은 하나 또는 두 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고 주장하였고, 영국의 군사정보 전문가 조셉 버뮤데즈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라는 저서에서 북한은 최대 12개의 핵폭탄을 제조하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저장하고 있고 2015년까지 30개의 핵폭탄을 제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외상과 회담 후 가진 국방부 브리핑(2002년 4월) "우리는 북한이 공세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해 온 나라이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일부에서는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북한이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을 진행해왔고, 이번 켈리가 방북 해 그 사실 여부를 추궁하자 어쩔수 없이 시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 북한은 한번도 자신들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거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는 입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켈리는 미국이 집요하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를 대자 북이 이를 어쩔 수 없이 인정했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의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은 외무부성명을 통하여 "우리는 특사에게 미국의 가중되는 핵 압살 위협에 대처해 우리가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줬으며, 자주권을 생명보다 더 중히 여기는 우리에게 있어서 미국의 오만 무례한 처사를 놓고 이보다 알맞은 대답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하였다. 가장 최근의 NPT 탈퇴 성명서에서도 북은 자신들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은 미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핵무기 개발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북한의 새로운 핵무기 개발계획을 문제삼았고, 북한은 핵무기계발계획의 유무보다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위협'을 문제삼았다. 미국과 북이 '핵개발 시인' 문제에 대한 주장이 서로 다르니, 북이 시인했다고 말하는 미국은 북의 핵 개발에 대한 증거를 공개하여 이를 증명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증거들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Ⅲ. 북핵을 둘러싼 남한과 주변국들의 입장

1. 남한 - 크게 보자면 다음의 두 가지 입장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①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협상이나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인 핵 개발 포기와 사찰 수용을 촉구해야 한다.
    -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무분별한 '퍼주기'이며, 그동안의 대북 지원정책은 북한 체제를 유지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이라도 대북 지원을 전면 중단해야하며 적극적인 한미공조체제로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

② 북핵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 북한 핵 개발은 우리 민족의 것이기 때문에 북한과의 민족공조에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핵문제와 관계없이 남한은 북한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부의 입장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추진 (정부의 12대 국정과제 중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포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의 포괄적이고 완전한 해결 추진
   (북한 핵개발 불용,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남한의 주도적 역할이라는 "북핵 해결 3원칙" 견지)
  - 북한 핵문제가 남북간 신뢰증진과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유도
  우리의 주도적 역할과 함께, 한 미 일 공조 중 러 EU의 협조 확보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  

현재 우리 정부 측의 입장  

  북한의 핵개발 반대, 미국의 분한에 대한 무력사용 반대   인내를 갖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포괄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현 정부의 대북 정책 : '평화-번영정책의 5원칙·6대과제'
   - 5대원칙 : ① 신뢰우선주의 ② 국민과 함께하는 정책 ③ 군사와 경제안보를 함께 포괄하는 포괄안보 ④ 장기적 시야와 투자로서의 경제협력 ⑤ 당사자 주도에 입각한 국제협력
   - 대북정책의 실천 6대과제
     ① 남북 화해-협력의 제도화 :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등 남북관계의 제도화, 이산가족·경협 등 남북교류의 한 단계 고양,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②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해결 : 북한과의 대화 해결과 미일과의 지속적 협력   북한측이 핵사찰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양보, 국제기구, 미·일·남측이 대북지원을 맞교환하는 예방외교에 의한 일괄타결 방식
     ③ 북·미 및 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협력 : 북·일수교 지원, 장기적으로 한·일간 협력에 기반한 대북경협에 공동진출, 남북화해 견지   북·미관계 개선
     ④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 평화체제를 위한 군축 포함
     ⑥ '동북아시아 경제 및 평화 협력체 창설' " 'ASEAN + 한·중·일 협력', 나아가 남북한, 미·중·러·일 참여하는 동북한 평화협의체 구성, '동북아개발은행'의 설치와 '철의 실크로드 개발 - 운영 국제컨소시엄 창설'    

3월 28일 한미 외무회담 결과 (2002. 3. 29. 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간 현안을 포괄적으로 조율하기 위한 외무회담이 28일 열렸다. 여기서 우리 정부는 한미간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이라크는 다르다"는 미국 측의 확고한 다짐을 받았다는데 이번 회담의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복안'을 미국 측에 제시했는데, 정부가 어떤 내용을 새롭게 미국 측에 제안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현재 북미간 양자대화를 요구하는 북한을 한미 양국이 원하는 '다자대화 틀'로 유도하기 위한 방안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시 말해 다자대화 시작 이후 북핵 문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가겠느냐는 것이라기보다는 북한이 더 이상 핵 위기를 고조시키지 않는 현상동결 방안과 북핵 해결을 위한 대화 시작까지의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윤영관(尹永寬) 외교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다자대화에 진입하기 전에 현상동결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복안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추가 `핵시위'를 일단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중단된 대북 중유제공 등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건부 대북 에너지 지원 재개 방안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윤 장관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유연하게 미국이 북한을 (대화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힌대로 우리측 복안에는 미국의 실질적인 대북 대화제스처도 포함된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우리 정부의 제안에 대해 미국의 입장이 어떤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외무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흥미로운 접근법"이라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수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윤 장관도 회담 뒤 "구체적인 우리의 복안을 제시했고 미국이 이를 긍정평가 했다"면서 "앞으로 우리 측 입장이 어떤 형태로든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북 문제에 있어서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는 부시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부시 행정부내에서는 왜 한국이 북한과 미국을 같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는지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2. 중국

중국은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로서 북한의 핵개발에 기본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무력사용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 중국정부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입장을 발표하였다. 첫째,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 둘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셋째,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다.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의 요구에는 핵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국제화 내지는 중국식 표현으로 복잡화하는 것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도 포함된다.


3. 일본

일본은 중국, 러시아, 미국 등의 처방을 종합하여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리고 있다. 누구든지 혼자서는 안될 것 같으니까 안보리 5개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하여 7개국 특별협의체를 만들어 거기에서 처방을 내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북핵 개발반대와 일본의 직접적인 안보위협으로 간주하여 미국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북-일수교와 연계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경수로 사업을 통한 압력에 대해서는 긍정하면서 유인 안보리 상정은 찬성하고 있는 입장이다.


 4. 러시아

러시아는 북한이 핵 개발 포기를 확약하고,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불가침을 보증하기 위한 대화를 가지며,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과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정책결정자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서 국제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주변 4강(미·일·중·러)이 한국의 미래에 대해 근본적인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영구적인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는 4강간의 협력과 조정이 선결 요건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논리에 따라 러시아는 북핵 문제를 다루기 위한 다자간 대화를 오래전부터 제안해 오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는 최근 북핵 문제에 적극적인 중재노력을 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를 북한과 미국의 협정에 중국과 러시아가 보증자로 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북핵문제의 유엔상정에 대해서는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결국 러시아는 ① 남북한 간의 사심 없는 중재자로서, ② 다자간 안보대화 주도 ③ 3자간(남·북한 및 러시아) 경제 프로젝트 추진의 세 가지 방식으로 한국의 평화 과정에 공헌하고자 한다.


Ⅳ.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하여

 
1. 북·미간의 쟁점은 무엇인가? - 평행선을 달리는 북한과 미국의 입장

미국과 북한은 정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선 핵무기계획 포기, 후 대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 공격위협이 원천적으로 제거되어야만 핵문제와 관련한 투명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주도의 중유공급중단과 이에 대응해 북한이 동결 핵시설에 대한 봉인해제 및 가동준비에 들어간 데서 알 수 있듯이, 북 미간에 새로운 계기나 조건 없이 직접대화가 이루어질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재를 포함한 새로운 계기가 마련돼야만 '평화적인 사태해결'의 길은 열리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끝없는 대치거나,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대결국면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2. 해결 가능성은 있는가? 다양한 해법들

유일한 해결 방식 : 대화와 타협

 결국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노력들이 불가피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에는 모든 입장이 동의하는 듯하지만, 실제로 대화의 방식과 주체에 대해서는 입장이 나뉘고 있다.

 1) 다자간 대화 : 미국의 입장
 미국은 북한을 침략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지만 북한과의 양자대화는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한국-미국-러시아-일본-중국-북한 쉽게 말해 한반도에 이권이 걸리고 한반도 문제가 중요한 나라들이 모여 대화를 시도하는 '다자간 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부시정부는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협상을 했지만 결국 얻은 것은 북한의 기만과 배신뿐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자간 대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다중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 북-미 대화 : 북한의 입장
북한이 원하는 것은 오직 미국하고 만의 협상이다. 이것은 자신의 운명의 열쇠를 쥔 미국과의 단판협상만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절대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북한에게 있어서 오직 협상 대상은 우리나라도, 유럽국가도, 주변강국도 아닌 오직 미국뿐이다. 그래서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다자간 협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어차피 다른 나라들이 만약에 있을 미국의 전쟁 공격을 방지할 수 없는 입장을 무엇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은 자신을 '악의 축'으로 내몬 미국을 어떻게 하든 협상 탁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북-미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2003년 03월 29일 연합뉴스) 북한 노동신문과 민주조선은 29일 국제사회는 미국이 강조하는 '국제공조'에 현혹돼 한반도 위기를 부추기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자주와 평화, 정의를 귀중히 여기는 세계인민들은 미국의 '공조수법'의 진면모를 똑바로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는 보다 교활하고 은폐된 지배수법으로서 다른 나라와 민족에 대한 지배와 간섭, 침략과 약탈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1991년 걸프전  1999년의 발칸 전쟁  2001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국 '공조수법'의 대표적 실례라면서 "지금 이라크도 미국의 이 '공조수법'에 걸려들어 전쟁의 참화를 겪으며 자주권을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특히 "조선반도 핵 문제를 둘러싼 반공화국 핵고립 압살 책동은 미제의 '공조수법'의 전형"이라며 "미국은 지금 문제해결의 유일한 평화적 방법인 북-미 직접 협상을 한사코 반대하고 다자협상이요 뭐요 하면서 대북국제 공조체제 수립을 꾀하고 있다"고 경계심을 보였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이날 '논평'에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은 미국이 내돌리는 주장들을 각성 있게 대하여야 하며 미국을 우리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로 떠미는 사소한 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조선반도에서 현 이라크사태가 재현된다면 그 후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조선은 또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고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참화를 가져다 주는 미국의 군사적 공격은 미연에 방지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우리에 대하여 일방적인 의무 준수만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의 독단행위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 남-북-미 대화
IAEA의 결의나 유엔안보리의 결의와 같은 방법이 중심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만약 국제기구들이 관련 당사국들의 폭넓은 참여에 바탕을 두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결책을 도출해 낼 수 있다면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IAEA나 유엔안보리가 현실적으로 그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것은 결국 미국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수단의 하나일 수밖에 없고, 또 그 과정에서 남한, 중국, 러시아 등이 개입하게 되면서 실제적인 문제해결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북한과 미국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중재와 보증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단지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을 복원시키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새로운 차원의 대화와 협상을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중·러가 중심적으로 중재역할을 맡게 된다면 그것은 전자의 방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하게 된다면 전자의 방식만이 아니라 후자의 방식도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남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과 그것에 바탕을 둔 새로운 차원의 대화와 협상이다. 무엇보다도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은 94년 제네바합의과정에서 북한과 미국이 논의의 당사자가 되고, 남한은 구경꾼으로 전락했던 경험과도 무관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북한 핵문제가 단지 국제적인 '핵무기 비확산'문제의 차원이 아니라 한반도의 정전체제의 냉전적 대립의 소산이라는 현실적 조건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한 정부가 협상에서는 구경꾼이 되고, 실제로는 가장 큰 부담을 지는 방식으로는 핵문제만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를 풀어가는 전체의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남한정부는 북-미간 협상의 들러리가 아니라 북한 핵문제를 한반도의 정전체제의 극복과 국제적인 '핵무기 비확산체제'의 지속이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연계시켜 해결할 수 있는 핵심주체가 되어야 한다.

  남한 정부가 북한, 미국과 더불어 핵심주체로 공식화되는 것은 대화와 협상의 진행과정에서도 보다 폭넓은 접근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단지 핵무기개발만이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나아가 남한과 북한의 군축과 한반도의 평화체제 형성과 관련된, 나아가 북한의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폭넓은 지원의 문제까지도 포괄적으로 협상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협상주체로서의 남한의 역할
북-미 핵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협상주체로서의 남한이 어떠한 입장을 견지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이에 대한 입장은 현재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즉, 민족공조 체제를 강조하는 입장과 한미공조 체제를 강조하는 입장, 그리고 한미공조 체제를 중심으로 가야하지만 그 틀은 새롭게 짜여져야 한다는 입장이 그것이다. 이 각 입장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1) 민족공조 체제로 나가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민족공조를 중심으로 반전 평화로 자주적 민족 통일 이뤄야 한다는 게 이 입장의 주장이다. 남북은 같은 동족이기 때문에, 과거의 집착을 씻고 우리 모두 한 민족으로 거듭나서 미국과의 호혜평등의 기본관계를 확정짓고 자주적으로 교류협력하고 평화 통일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만약 미국에게 주도권을 맡겨버린다면 우리가 우리 나름대로의 목표달성을 위해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기는 힘들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냉전구조 해체와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우왕좌왕하는 외교나 냉전적 대미 의존외교는 지양해야 할 대상이다.  한반도의 탈냉전화와 평화통일의 과정에서 미국과 주변국을 설득해 활용하는 것이, 즉 민족간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동맹을 활용하는 것이 21세기 초 우리 외교가 당면한 목표일 것이다.
  김대중 정부는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한반도냉전체제의 해소'를 임기 중 목표로 삼고 2000년 10·12 북미공동성명 이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가 부시와 정상회담 직후 포기를 선언하게 되었다. 클린턴 정부 때는 남북공조가 진전됨에 따라 미국이 한국의 포용정책을 지원하는 자세를 보였으나, 부시가 등장하면서 다시 미국이 남북관계를 조율하는 종래의 개입정책으로 역전되어 버렸다. 2001년 한 해는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의 종속변수라는 쓰라린 사실을 재확인시켜준 해였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지속시키면서 제2의 아프간전쟁을 기도하려고 하는 한 우리 민족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은 민족공조를 우선하는 것이다. 전시작전권을 미국이 갖고 있는 한 북·미간 전쟁이 발생하면 한국은 자동적으로 미군과 함께 북한동포에게 총부리를 들이대야 한다. 이러한 비극을 막기 위해서 한국은 미국이 포용정책을 지원하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전쟁 재발을 지지하지 않도록 외교적 역량을 기울여야 하며, 일본이 북한과 수교하여 정상적 국교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한미공조 보다는 민족공조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이 남북의 평화공존실현에 동조하도록 견인해 내야 한다.

2) 한미공조 체제로 나가야 한다.

조건 없는 핵포기를 전제로 한 남·북간의 대화의 길은 항상 열어놓은 채로 우리의 안전보장과 핵주권을 회복해 나가야 한다. 동시에 한·미 공조를 통한 압박과 동북아다자간협의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 및 군축을 도모하고 동북아 핵 평화 공동체를 실현한다는 것이 이 입장에서의 주장이다.

  철저하게 한미공조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에서는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민족공조를 민족이익과 동일시하여 한미공조를 팽개치고 민족자존심이라는 왜곡되고 감상적인 생각으로 북한을 동조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들은 진정한 민족공조는 튼튼한 한미공조체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공조를 주장하는 또 다른 입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북한의 핵 위기는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으로 촉발된 측면이 있고 그 때문에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NPT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요구가 클린턴 때의 수준으로 내려와야 될 것이고 우리 정부는 미국에 대북 요구의 완화를 설득해야 한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제네바 합의의 복원이 타협 가능한 방안이고 이를 위해서는 부시행정부의 양보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부시 행정부에 기꺼이 공조하지 않으면 이러한 대미 설득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둘째, 우리정부는 미국정부와 공조함으로써 우리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는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시작하면 한국의 경제 협력도 중단되고 미국에 공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 그것은 북한에 대해 타협의 압력이 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북 정책에 반대하여 의도는 그렇지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한다면, 그렇게 해서 북한이 우리의 핵 포기 요구를 수용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북·미간의 대결을 연장시키고 고조시키는 역효과만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가 지속되는 한 남북관계의 장례도 없다는 점을 북한에 분명히 인식시키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3) 새로운 한미공조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미 핵문제는 미국과 북한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사가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 그리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더라도 한미공조의 틀 속에서 하되 또 한미공조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즉 무조건 미국을 따라가는 것이 한미공조가 아니다. 우리가 좀 할 얘기는 하고 그것을 통해 의견이 조율되는 공조가 되어야 하겠다. 입장의 차이가 있을 때는 차이를 명백하게 밝히고 그걸 좁혀 나가는 게 진정한 동맹의 역할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 동북아 다자간 협의, 다자간 압박, UN안보리 회부나 아니면 동북아핵평화공동체나 동북아비핵지대화 등 많은 방법이 있다. 하지만 결국 방법이 어떠하든 간에 우리의 안전보장과 핵주권의 회복을 위한 방향에서 풀어가야만 훌륭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다양한 해법들
1) 북·미 기본 합의문을 보완하는 차원에서의 핵 해결과 함께 한국과 주변국들이 보증하는 새로운 합의문을 도출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제도화하는 합의문인 1994년 제네바 합의문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북·미간의 관계에 따라 한반도 위기가 도출되지 않도록 한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보증자로서 참여하는 장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것은 주변 강대국들의 국익과 합치되는 부분이 많아 절호의 성사가능성이 있다.

2) '남·북·미 비핵평화회담'만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미국과 북한은 사실상 제네바합의를 무력화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제네바합의의 불완전한 측면에서 연유한 바가 크다. 따라서 제네바합의의 성과를 유지하면서 그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국제회담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한반도 정전체제의 실질적 당사자이면서, 미국과 북한과 전략적으로 결합할 수밖에 없는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남한, 북한, 미국이 참가하는 '(가칭)한반도 비핵평화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 3자회담을 통해 포괄적 합의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북한은 이 회담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체제안전보장을 확보하고, 국제관계에서 장벽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며,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면서 통일의 초석을 까는 방향에서 남한 정부와 적극적인 협력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북한 정부는 핵무기개발계획 철회 및 핵시설에 대한 동결조치, 공정한 핵사찰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개발계획의 철회 및 핵 관련 의혹에 대한 투명한 검증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며, NPT체제의 지속성을 보장받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북한을 국제무대에서 상호협력의 동반자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미국정부는 남한정부와 더불어 북한에 대한 핵무기를 포함한 무력불사용 및 불위협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할 것이다.

  남한은 북미간의 대결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남북한간의 상호교류, 평화체제 구축 등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북한에 대해 전력지원을 포함한 적극적인 경제지원을 약속할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남한의 최신무기 도임사업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연계한 새로운 군축논의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미 비핵평화회담은 단지 북한 핵문제만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관련된 문제, 나아가 북미수교를 성사시키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변화시키는 '남·북·미 평화협정'의 기초를 닦는 회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북·미 사이의 상호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북·미간의 상호불신을 없애는 것이 우선적 과제이다. 북한은 이미 NPT 조약을 탈퇴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천명하였다. 미국이 원한다면 핵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별도의 검증을 통해 증명해 보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제는 미국이 답할 차례이다. 그 답은 "우리는 북한과 포괄적인 협상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면 우리는 중단했던 중유 공급을 재개할 것이며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고 북·미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여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보장할 용의가 있다. 이러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북·미 사이에 진솔한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다.
  그 후 고위급회담을 진행할 수도 있으며, 미국 대통령의 특사를 평양에 파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핵무기를 개발 않겠다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보증,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보장하겠다는 미국의 보증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4) 북·미 불가침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북·미 불가침 조약을 체결해야 하며, 한반도 평화를 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북미 사이의 일괄타결과 불가침조약 체결에 대한 한국 사회의 여론을 형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곧 민족의 공멸을 의미한다. 전쟁의 참화를 막아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는 것은 한반도에 사는 모든 이들의 생존권의 문제이다. 엄중하게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막는 유일한 길은 북·미 사이에 불가침조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의 필요성과 당위성의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5) 북·미간의 수교와 남·북·미간의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무기를 둘러싼 북·미 갈등은 북·미간의 수교를 통해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남·북·미가 관련되어 있는 한반도의 정전체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북·미간 갈등의 불씨는 남게된다. 따라서 북·미간의 수교와 더불어 남·북·미간의 평화협정이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확립하는 근본적인 방안이다.


이상 몇 가지 나오고 있는 해법들을 모아보았다. 하지만 이외에도 많은 해법들이 나오고 있으며 지금도 논의 중이다. 현재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아내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주제 관련 쟁점 정리]
1. 북-미 간 제네바 합의의 성과와 제네바 합의의 파기에 대한 책임 논란에서 상반된 입장들에 대하여 평가하라.
2.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소위 햇볕정책)에 대한 공과에 대하여 정리하고 평가하라.
3. 북한이 내부체제결속 및 체제생존차원에서 핵문제를 이용한다는 관점이 있다. 이에 대해 지지 또는 비판하라. 
4. 부시행정부 이후에 미국의 대북 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와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왜 부시행정부 이후 북한 핵문제가 불거졌는가? 이를 부시행정부의 세계전략 및 동북아시아에 대한 정책 변화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입장을 밝혀라. 
5. 북-미 핵문제의 해법과 관련하여 전통적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입장과 '민족공조'를 강조하는 입장이 있다. 이에 대해 평가하고 지지 또는 비판하라. 
6. 북-미 핵문제 논의에서 한국정부는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위기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받기 위하여 한국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어떤 것이 있을까? 또 우리 국민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ㅁ ㅁ ㅁ ㅁ  참 고 자 료  ㅁㅁㅁ ㅁ

한국정치학회(2003), 《북핵문제의 해법과 전망》, 중앙M&B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부설 한국민권연구소(2003),
〈북한의 불가침조약 제안과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방도와 과제〉,
      한반도 핵문제 해결과 평화실현을 위한 토론회 자료집
KBS 심야 토론(2003.01) "신년긴급진단 - 북한 핵과 한미관계"
MBC 100분 토론(2002.12)
월간조선 (2003.01.23) "한반도 '체스' 게임-북, 원하는 것은 '대미 직접대화' : '조선민족vs미국' 한미 갈등 유도...'체제 보장' 얻으려는 계산"
조선일보 (2003.03.10) "한 미 異見, 北核 해결에 무슨 得되나"
조선일보 (2003.03.12) "북한주민 굶겨선 안된다"
조선일보 (2003.03.14) "北核, 美강경책 안된다"
조선일보 (2003.03.20) "북한核-경제死活 걸렸다"
주간조선 (2002.03.31) "세계를 속인 김정일(강경책도 구상중인 미국)"
주간조선 (2002.10.31) "세계를 속인 김정일(북파키스탄 핵교류의진상)"
주간조선 (2002.10.31) "세계를 속인 김정일(숨막히는 핵 첩보전)"
주간조선 (2002.10.31) "세계를 속인 김정일(핵과 대선)"
자유신문 312호(2003.02.15) 사설 "북한은 NPT 복귀하라"
자유신문 313호(2003.03) 사설 "한미동맹 관계 성숙 발전시켜야 한다"
자유신문 313호(2003.03) 자유포럼 "진정한 민족공조는 한반도 비핵화 북 핵개발은 반민족 행위"
자유신문 313호(2003.03) 자유포럼 "북핵개발 '민족공조'로 정당화 될 수 없다"
자유공론 (2003.03) "감상적 민족주의 경계해야"
자유공론 (2003.03) 북한 핵 문제와 대북 정책 방향
자유공론 (2003.02) [지금 평양은] 벼랑끝 핵도박 10년에 인민들만 죽어간다  
자유공론 (2003.03.) [시사기획] 북한 핵문제의 실마리 : 북한의 대응분석  
자유공론 (2003.03.) 北核 問題의 본질과 방향  
자유공론 (2003.01)  2003년 한반도-북핵위기 먹구름이 온다  
한겨레21 (2003.01.02) "당 태종과 부시"
한겨레21 (2003.01.02) "북한 핵무장, 치명적 위협 안된다"
한겨레21 (2003.01.15) "나홀로 애국심"
한겨레21 (2003.01.23) "널뛰기 발언, 부시는 못말려!"
한겨레21 (2003.01.29) "북핵위기, 장기전 가나"
한겨레21 (2003.01.29)  슬픈 한국인 "전쟁 못 말려"  
한겨레신문 (2003.03.18) "[이라크]이라크와 한반도 평화"
오마이뉴스 (2003.03.20) "북핵 위기에서 우리가 살 길 (1)"
오마이뉴스 (2003.03.20) "이라크 침략과 북핵 문제에 담긴 의미"
오마이뉴스 (2003.03.20) "한반도에서도 미국의 선제공격 용인할 것인가?"